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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생' 크리스 폴의 13번째 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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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작성일 05-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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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이동환 기자]

크리스 폴은 국내 NBA 팬들에게 기이한 별명으로 유명한 선수다.

'그그컨(그래서 그분, 파이널은 가보셨나요?)'부터 '파궁사(파이널이 궁금한 사나이)'까지. 플레이오프 커리어의 대부분의 경기를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치렀던 크리스 폴의 역사를 조롱하는 별명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폴의 모든 커리어가 놀림거리인 것은 아니다.

1985년 5월생으로 최근 만 36살이 된 폴은 아직도 NBA에서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통산 기록 상위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전히 폴은 '포인트 갓(Point God)'으로 불린다. 팀을 더 높은 레벨로 끌어올릴 수 있는 최고급의 가드다.

이제 곧 폴은 데뷔 후 13번째 플레이오프 무대를 맞이한다.

이제 정말 남은 목표는 우승뿐이다.

과연 폴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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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을 지나

불과 2년 전만 해도 크리스 폴의 상황은 지금과 꽤 달랐다.

만 34세의 폴은 잦은 부상으로 기량까지 노쇠하며 선수로서의 가치가 바닥을 향해 가고 있었다.

휴스턴이 재계약 1년 만에 폴을 과감하게 트레이드 한 이유다.

2017년 여름,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로 크리스 폴을 영입한 휴스턴은 2018년 여름 폴과 4년 1억 6천만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연장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또 다시 1년 뒤인 2019년 여름, 폴을 오클라호마시티로 트레이드했다.

폴의 대가는 러셀 웨스트브룩이었고, 휴스턴은 폴을 '처분'하기 위해 드래프트 지명권도 여러 장 포기했다.

폴에게 이 트레이드는 상당히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트레이드가 일어나기 2주 전쯤이었어요. 대릴 모리가 저한테 저를 트레이드할 일은 없을 거라고 했었거든요. 트레이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하지만 대릴 모리 단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폴은 오클라호마시티로 트레이드됐다.

"선수로서 구단과 계약이 돼 있는 입장이잖아요. 당연히 구단은 비즈니스적으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계약에 묶여 있으니까요." 폴이 말했다.

"하지만 그럴 거라면 사전에 미리 선수와 대화를 나누는 게 서로를 존중해주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휴스턴은 그렇게 하지 않았거든요. 그 때의 기분은 정말… 지금 생각해도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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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게 비즈니스적이 관점에서 봤을 때, 사실 휴스턴이 폴을 트레이드한 것은 상당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휴스턴의 틸만 퍼티타 구단주는 훗날 ESPN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여름에 휴스턴과 폴이 맺은 4년 1억 6천만 달러 재계약에 대해 "비즈니스 세계는 물론이고 스포츠 세계에서 내가 목격한 최악의 선택" 이라며 혹평하기도 했다.

틸만의 말이 맞았다.

부상과 노쇠화로 기량이 눈에 띄게 하락하던 폴에게 연 4,000만 달러를 주는 것은 엄청난 샐러리캡 낭비였다.

결국 휴스턴은 결단을 내렸다.

재계약 1년 만에 폴을 러셀 웨스트브룩과 바꿨다.

웨스트브룩은 폴보다 젊고 여전히 전성기를 보내고 있었다.

트레이드가 확정된 후에도 폴은 한동안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14년 차 베테랑 폴에게도 휴스턴의 선택과 트레이드 과정에서 휴스턴이 보인 이중적인 태도는 꽤나 충격이었나 보다.

이후 1년 동안 폴은 오클라호마시티와 서로의 이득을 위해 공생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폴을 영입한 이후 폴이 부상에 자주 시달리게 된 이유, 폴의 기량이 갑작스럽게 떨어진 이유 등을 면밀히 분석했다.

스티브 내쉬 같은 선수들이 30대 중반에도 어떻게 전성기 수준의 기량을 유지했는지 분석했다.

그리고 이 내용을 PPT로 정리해 폴과 폴의 에이전트들 보는 앞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했다는 후문이다.

폴도 변화를 주저하지 않았다. 몸을 바꾸기로 했다.

"휴스턴에서 보낸 2년은 대단한 여정이었지만 정말 괴로운 시간이기도 했어요." 폴이 말했다.

"여러 부상이 정신적으로 저를 괴롭혔거든요. 특히 두 번째 시즌에 부상을 당했을 때는 제 컨디션에 변화가 생겼다는 걸 느꼈어요. 마음 먹은 대로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걸 깨닫기 시작하니 정말 괴롭더라고요."

식단부터 채식으로 바꿨다. 내구성을 높여 부상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함께 해오던 개인 트레이너들도 대거 교체했다.

심지어 수면 패턴도 바꿨다.

30대 중반의 선수로서 NBA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미션. 이 미션을 위해 폴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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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반전, 그리고 애리조나로

변화는 대성공이었다.

2018-2019시즌 휴스턴에서 24경기에 결장하면서 평균 15.6점 4.6리바운드 8.2어시스트 야투율 41.9% 3점슛 성공률 35.8%를 기록하는 최악의 모습을 보였던 폴이다.

다른 선수였다면 나쁘지 않은 시즌이라고 부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크리스 폴에게는 데뷔 이래 최악의 시즌이었다.

심지어 이 시즌 폴의 연봉은 3천 5백만 달러였다.

폴의 부진 속에 휴스턴의 성적도 추락했다.

2018-2019시즌 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하고 서부 결승에서 '햄튼 5' 골든스테이트를 탈락 직전까지 몰고 갔던 휴스턴은, 이 시즌에는 서부 4위에 머무르고 플레이오프에서도 2라운드 탈락했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보낸 2019-2020시즌은 말 그대로 대반전이었다.

사실 오클라호마시티로 트레이드된 직후 폴은 추가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관심을 보이던 마이애미를 비롯한 팀들이 폴의 높은 연봉과 노쇠하는 기량에 부담을 느끼고 협상을 철회하면서 추가 트레이드는 일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대릴 모리 휴스턴 단장도 폴을 트레이드한 직후 폴이 오클라호마시티에 그대로 남지 않고 또 다시 트레이드될 거라 예상했다는 후문이다.)

휴스턴에서도,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찬밥 신세가 된 폴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보낸 한 시즌 동안 70경기에 출전해 평균 17.6점 5.0리바운드 6.7어시스트 야투율 48.9% 3점슛 성공률 36.5%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리빌딩 노선을 택했던 오클라호마시티는 폴의 활약 속에 본격적인 리빌딩을 1년 유예했고, 샤이 길저스 알렉산더 등의 성장까지 겹치면서 지옥의 서부에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 반전을 만들어냈다.

이 시즌 오클라호마시티의 성적은 44승 28패 서부 5위였는데, 이는 시즌 직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물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올랜도 버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휴스턴에 3승 4패로 석패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이제는 진짜 리빌딩에 나설 차례였다.

위닝 시즌의 주역이었던 폴은 다시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과는 상황이 달랐다.

불과 한 시즌 만에 폴은 자신이 건강하게 시즌을 소화할 수 있고 기량도 여전히 뛰어난 포인트가드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적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선수 노조에서 폴과 함께 일었던 제임스 존스 피닉스 사장이 오클라호마시티에 연락했고 빠르게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피닉스는 폴을 영입하기 위해 리키 루비오, 켈리 우브레 주니어, 타이 제롬, 제일런 러큐, 압둘 네이더, 1라운드 지명권 1장른 넘겼다.

불과 1년 전이었다면 말도 안 되는 트레이드라며 비판받았을 딜이다.

하지만 폴이 부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피닉스는 승부수를 던졌고, 폴은 승리를 원하는 팀으로 떠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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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만들어지고 있다

사실 2020년의 피닉스는 1년 전 크리스 폴만큼 상황이 처절했다.

버블 시즌에서 8연승을 거뒀음에도 플레이오프 티켓을 얻지 못하면서, 피닉스는 10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썼다.

당시 기준으로 14년 연속 실패한 새크라멘토에 이은 2위 기록이었다.

데빈 부커는 이미 5년 차가 됐고, 2010년 피닉스를 마지막 플레이오프 진출과 서부 결승으로 이끈 스티브 내쉬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는 이미 NBA를 떠난 상태였는데 피닉스는 아직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었다.

피닉스 프런트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폴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폴에게 피닉스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곳이었다.

막상 피닉스에 와보니 그와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제임스 존스 사장은 선수 노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었다.

윌리 그린 코치와는 2010-2011시즌에 뉴올리언스에서 선수로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였다.

뉴올리언스에서 감독과 선수로서 연을 맺었던 몬티 윌리엄스 감독은 폴에게 가족 같은 존재였다.

트레이드가 성사되자마자 폴은 몬티 윌리엄스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피닉스에 합류한 후에는 윌리엄스 감독이 다져놓은 팀 문화에 큰 감명을 받았다.

"트레이드가 성사되고 감독님께 바로 전화를 드렸어요. 감독님은 심지어 제 결혼식도 함께 하셨던 분이죠. 우리의 관계는 감독과 선수의 관계 그 이상입니다."

"피닉스에 와보니 감독님이 팀 전체에 훌륭한 문화를 만들어두셨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피닉스에 왔을 때 그 부분이 저한테는 되게 크게 느껴졌어요."

데빈 부커와도 금방 훌륭한 파트너가 됐다.

11살의 터울에도 폴은 부커에게 다가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승리에 굶주려 있던 부커도 폴을 반겼다.

폴은 "부커를 보면 과거의 내가 가진 장점과 단점이 모두 보인다"고 했다.

현재 자신과 부커의 관계를 과거 데이비스 웨스트와의 관계와 비교하기도 했다.

크리스 폴과 데이비드 웨스트는 과거 뉴올리언스를 서부 결승까지 이끈 리그 대표 가드-빅맨 콤비였다.

"저와 부커의 관계는 뉴올리언스 시절 데이비드 웨스트와 맺었던 관계를 떠오르게 만들어요." 폴이 말했다.

"지금 저와 부커는 각자의 다른 방식으로 팀을 함께 이끌고 있어요. 그러면서 어느 순간 저와 부커의 관계는 코트 안에서의 것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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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는 더 이상 패배에 허덕이는 팀이 아니었다.

개막 첫 6경기에서 5승을 챙긴 피닉스는 이후에도 쾌속 질주를 이어갔다.

부커의 부상에 잠시 연패에 빠진 적도 있었지만, 빠르게 팀을 재정비했다.

특히 1월 29일부터 시즌 최종전을 치른 5월 17일까지 세 달 반 동안 피닉스는 43승 13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연패는 딱 한 번(5월 10일 레이커스전, 5월 12일 골든스테이트전)이었다.

10년 동안 플레이오프 문턱조차 밟지 못했던 피닉스는 올해 무려 서부 2위로 플레이오프를 맞이한다.

크리스 폴 효과였다.


*역대 팀들의 폴 영입 직전 시즌과&직후 시즌 성적 비교*
뉴올리언스

- 폴 영입 직전 시즌: 22.0%
- 폴 영입 직후 시즌: 46.3%


LA 클리퍼스
- 폴 영입 직전 시즌: 39.0%
- 폴 영입 직후 시즌: 60.6%


휴스턴
- 폴 영입 직전 시즌: 67.1%
- 폴 영입 직후 시즌: 79.3%


오클라호마시티
- 폴 영입 직전 시즌: 59.8%
- 폴 영입 직후 시즌: 61.1%


피닉스
- 폴 영입 직전 시즌: 46.6%
- 폴 영입 직후 시즌: 72.0%


피닉스에 승리의 태양을 띄우는 동시에, 폴은 개인 누적 기록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통산 어시스트 부문에서는 매직 존슨을 밀어내고 5위로 올라섰다.

현재 폴은 1만 275개의 통산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빠른 시일 내에 4위 마크 잭슨(1만 334개), 3위 스티브 내쉬(1만 335개)를 제치는 것은 물론이고 은퇴 전까지 2위 제이슨 키드(1만 2,091개)의 자리까지 넘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통산 스틸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5위에 등극했다.

통산 2,332개의 스틸을 기록 중인 폴은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4위 게리 페이튼(2,445개), 3위 마이클 조던(2,514개), 2위 제이슨 키드(2,684개)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시스트와 스틸 모두 1위는 존 스탁턴이다. 그런데 스탁턴의 기록은 너무 '넘사벽'이다. 스탁턴은 통산 어시스트는 1만 5,806개, 통산 스틸은 3,265개를 기록했다.)

한편 폴은 2005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선수 중 유일하게 NBA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폴의 동기였던 앤드류 보것(1순위), 마빈 윌리엄스(2순위), 데런 윌리엄스(3순위), 앤드류 바이넘(10순위) 등은 모두 NBA 커리어를 마감한 상태다.

2라운드를 뒤져봐도 루 윌리엄스(45순위, 애틀랜타), 얼산 일야소바(36순위, 유타)를 제외하면 현역 NBA 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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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은 오랫동안 NBA에서 살아남고 있는 비결을 "루틴과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제가 NBA에 왔을 때 뛰고 있던 많은 선수들이 이제는 리그에 없습니다. 제가 정말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저 혼자서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봤는데요, 솔직히 저만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명확한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그저 매일 훈련하고 운동하는 삶을 이어갔을 뿐이거든요."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웨이티 트레이닝을 하고 몸을 치려받고 올바른 식단으로 식사를 하고 또 훈련을 하고 그런 일상을 반복했어요. 루틴과 과정을 지키는 일에 오래 전부터 저는 사랑에 빠졌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36세의 노장 크리스 폴은 남은 NBA 커리어에서 마지막 목표 우승을 이룰 수 있을까?

크리스 폴에게 누구보다도 소중한 플레이오프 기회가 또 찾아왔다.

어느덧 13번째 도전이다.

과연 이번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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