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감독이 보여준 천재적인 작전...규정의 '기막힌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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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작성일 06-23 댓글 0본문
[점프볼=김호중 인터넷기자] 피닉스 선즈의 마지막 플레이는 언뜻보면 바스켓 인터피어런스처럼 보인다.
LA 클리퍼스 선수단이 항의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NBA 규정에 의하면 인바운드 상황에서 바스켓 인터피어런스는 적용되지 않는다.
올해의 감독 몬티 윌리엄스가 신의 한 수를 던진 것이다.
피닉스 선즈는 23일(한국시간) 피닉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1 NBA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LA 클리퍼스와의 2차전에서 104-103으로 승리했다.
피닉스는 시리즈 2승(무패)째를 따냈다.
피닉스가 기가 막힌 전술로 승부를 따냈다. 피닉스는 102-103으로 지고 있었는데, 경기 0.9초를 남기고 디안드레 에이튼이 앨리웁 덩크를 성공시키며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한 편의 작품이었다. 앤드라인에서 제이 크라우더가 ‘식도 패스’를 전했고, 에이튼은 이를 경쾌하게 성공시키며 역전승을 가져왔다. 패스를 전한 선수, 마무리한 선수 모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들 이상의 역할을 해낸 것은 몬티 윌리엄스 피닉스 감독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두 수, 세 수 앞을 내다본 기가막힌 작전으로 승리를 안겼다.
그의 작전은 현지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론 선수들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완벽한 작전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전이었을까. 윌리엄스 감독은 앤드라인에서 제이 크라우더에게 패스를 할 것을 지시했다.
여기까지는 상식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은 슈팅 가드인 데빈 부커를 골밑에, 센터인 에이튼을 3점 라인 코너에 위치시키는 전술 세팅이었다.
이는 완벽한 미끼였다.
상대 선수들이 예상 밖의 위치에 서자 클리퍼스 수비진은 순간적인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 에이튼은 골밑으로 맹렬히 컬(curl)하기 시작했고, 부커는 에이튼의 매치업 이비카 주바치에게 스크린을 걸며 완벽한 오픈 찬스를 만들어냈다.
외곽으로 나와있던 주바치는 스피드가 느리다보니 골밑으로 쫓아갈 스피드가 안됐다.
클리퍼스 골밑에 빅맨은 그 누구도 없었고, 에이튼은 무주공산 골밑을 공략하며 덩크슛을 기록했다.
실로 훌륭한 전술이었다.
에이튼을 3점 라인 밖에 위치시켰기 때문에 골밑으로 ‘뛰어가며’ 공을 받을 수 있었고, 탄력을 받아서 덩크를 기록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기가막힌 어웨이 스크린을 건 부커는 물론, 다른 세 선수의 위치선정까지 어우러지며 합작품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NBA에는 ‘바스켓 인터피어런스( Basket Interference)’에 대한 규정이 있다.
NBA 규정집 11조에 의하면, 공이 골대 위에 있는 상황에서 포물선이 아래로 향하기 시작했을 때, 공격자가 이를 건드려서 득점하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 규정에 의하면 에이튼의 공격은 완벽한 바스켓 인터피어런스다.
크라우더의 인바운드 패스는 포물선의 정점을 찍고 하강하고 있었는데, 에이튼이 골을 성공시킨 시점에는 골대 위에 있었다.
충분히 바스켓 인터피어런스로 해석할 여지가 있었으며, 경기 후 터런 루 클리퍼스 감독이 강력하게 항의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루 감독은 모르고 윌리엄스 감독은 알았던 사실이 있다.
인바운드 패스 상황에서는 바스켓 인터피어런스가 적용되지 않는다.
말인 즉슨 윌리엄스 감독의 작전은 완벽하게 합법적인 작전인 것이다.
왜 인바운드 상황에서는 바스켓 인터피어런스가 적용되지 않을까.
바스켓 인터피어런스가 생긴 이유는 슛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한 선수가 던진 슛의 궤적을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탄생된 규정이다.
하나 이런 상상을 해보자. 만일 A 선수가 동료 B 선수에게 전한 패스가 골대를 통과했다면, 이는 엄연한 득점으로 인정될 것이다.
고로 바스켓 인터피어런스 조항을 해석할 때에는 패스도 슛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볼 데드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료가 시도한 슛 또는 패스를 골대 위에서 건들면 바스켓 인터피어런스가 된다,
하지만 인바운드 패스는 이같은 경우와 180도 다르다.
인바운드 패스가 골대 안으로 들어가도 득점이 되지 않는다.
고로 바스켓 인터피어런스를 해석할 때 슛으로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전술로 가장 큰 재미를 봤던 이는 전 피닉스 감독이자 현 샬럿 호네츠 코치인 제이 트리아노이다.
과거 2017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가면, 트리아노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경기에서 종료 0.6초를 남기고 인바운드 끝내기 덩크 전술을 만들어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골텐딩 논란이 있었는데, 트리아노는 경기 후 "들어가도 득점이 되지 않는 슛은 골텐딩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었던 과거가 있다.)
윌리엄스 감독의 전술은 이 모든 것을 꿰뚫어본 최고의 전술이었던 것이다.
선수들은 윌리엄스 감독의 전술에 감탄을 보내고 있다.
JJ 레딕(뉴올리언스)는 “몬티 윌리엄스는 내가 본 가장 디테일한 감독일 것이다. 브래드 스티븐스(전 보스턴 감독), 스탠 밴 건디(전 뉴올리언스 감독) 수준의 디테일을 갖고 있다.”라고 감탄했다.
피닉스 선즈의 크리스 폴 역시 “몬티 감독이 중요한 순간 최고의 플레이 콜을 내렸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꿀잼 경기 ㅋ